18개월은 아기가 신체적 성장은 물론 정서적 발달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말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몸짓이나 접촉 행동으로 마음을 전달합니다. 그중 ‘토닥임을 요청하는 행동’은 매우 중요한 신호입니다. 이 글에서는 18개월 아기의 접촉 행동 중 토닥임을 중심으로, 감정 조절 능력과 애착 발달과의 연관성을 심층 분석합니다.
18개월 아기의 접촉 행동 이해하기
아기의 접촉 행동은 단순한 스킨십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8개월 아기는 언어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나 욕구를 몸짓, 표정, 또는 특정 행동으로 표현합니다. ‘토닥임’을 요청하는 것은 단순히 안아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안정감을 바라는 신호이며, 때로는 감정이 복잡하게 얽혔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기가 넘어져서 울음을 터뜨릴 때 ‘엄마 토닥토닥’이라며 손을 내미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나 지금 힘들어, 안정이 필요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죠. 반대로, 특별히 다친 곳이 없는데도 갑자기 부모의 무릎에 와서 기대거나 등을 내미는 행동은 일종의 감정 정리를 위한 행동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아기의 접촉 행동은 환경에 대한 반응뿐 아니라 내면의 정서를 다루기 위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특히 생후 12~24개월 사이 아기들은 자기조절(Self-Regulation) 능력이 급격히 성장하며, 이를 도와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신체 접촉이라는 연구 결과도 많습니다.
이 시기 아기들이 보이는 대표적인 접촉 행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부모의 손을 끌어 자기에게 올리기
- 등을 보이며 토닥임을 유도하기
- 울면서 안아달라며 다가오기
- 고개를 숙이며 등을 보여주는 자세 취하기
이러한 행동은 모두 자신이 느끼는 정서 상태를 다루고 싶다는 표현입니다. 즉, 18개월 아기의 접촉 행동은 단순한 스킨십 요청이 아니라 정서 표현과 감정 조절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토닥임 요청의 의미와 애착 발달
토닥임을 요청하는 행동은 아기와 부모 사이의 애착 관계(Attachment)를 그대로 반영하는 대표적 예입니다. 아기는 애착 대상에게 자신이 불안하거나 두려움을 느낄 때 의지하려고 하며, 이러한 접촉을 통해 안정감을 얻습니다. 부모가 반복적으로 아기의 토닥임 요청에 반응해 줄수록, 아기의 기본적인 정서 안정성은 더욱 견고해집니다.
‘애착’은 단순한 정서적 관계를 넘어, 아이의 사회성, 자존감, 심리적 회복탄력성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아기가 자신이 필요로 할 때 부모가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반응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면, 세상을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곳으로 인식하게 되고 이는 향후 대인관계 형성과 감정 조절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토닥임 요청이 자주 나타나는 시기는 대체로 아기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었거나, 낮잠에서 깨어나 혼란스러울 때, 또는 형제와의 갈등 상황 등에서 아기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위로를 요청합니다. 이때 부모가 즉각적으로 토닥여 주고, 따뜻한 말을 건네며 교감하면 아기의 뇌에서는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이 줄고 옥시토신(애착 호르몬)이 분비되어 정서적으로 진정되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토닥임 요청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 반복적이고 일관된 방식으로 나타난다.
- 특정 상황(낮잠 후, 낯선 장소 등)에서 빈도가 높다.
- 부모의 반응에 따라 빈도와 강도가 변화한다.
- 애착이 안정적일수록 요청 빈도는 감소하고 자율조절로 이어진다.
감정 조절 발달과 부모의 역할
감정 조절 능력은 유아기부터 시작되며, 평생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발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18개월 아기는 아직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의 도움을 받아 감정을 안정시키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이때 토닥임은 부모가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감정 조절 도구입니다.
감정 조절 능력이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인지하고, 이를 조절하거나 표현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아기가 울고 있을 때, 토닥임을 통해 마음이 진정되었다면 이는 감정 조절의 한 예입니다. 처음에는 외부 자극(부모의 손길, 말, 안아주기 등)에 의존하지만, 점차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내적으로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부모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아기의 감정 조절 발달을 도울 수 있습니다:
- 아기가 토닥임을 요청할 때 즉각 반응하기
- 감정을 말로 표현해 주기 ("속상했구나", "무서웠지?")
- 접촉 외에도 안정적인 루틴 제공하기 (취침 전 책 읽기, 부드러운 노래 등)
- 과잉 반응이나 무시 피하기 (과도한 반응은 불안 강화 가능성 있음)
감정 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향후 공격성, 불안정한 애착, 충동 조절 장애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반대로, 부모와의 교감을 통해 충분히 감정을 다룰 수 있었던 아이는 자라면서도 긍정적인 자아 개념과 뛰어난 공감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18개월 아기의 토닥임 요청은 단순한 스킨십이 아닌, 정서 발달과 감정 조절의 중요한 표현입니다. 접촉 행동을 통해 아기는 안정감을 얻고, 부모와의 애착을 강화하며,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워갑니다. 부모는 이러한 신호를 민감하게 인식하고 따뜻하게 반응함으로써, 아이의 건강한 정서 성장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아기의 작은 몸짓 속에 담긴 마음을 이해해보세요. 그것이 바로 육아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