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말이 또래보다 늦거나 단어 수가 적을 때, 부모는 언어 발달 지연을 의심하게 됩니다. 특히 17개월 전후는 언어 능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시기이기에 지연 여부를 판단하기 좋은 시점입니다. 그러나 막연한 걱정보다는 정확한 기준과 체크리스트를 통해 냉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언어지연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과 부모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그리고 지연 의심 시 실천할 수 있는 대응 방법까지 상세히 안내합니다.
언어지연의 일반 기준
아기마다 발달 속도는 다르지만, 언어발달에도 분명한 평균 기준은 존재합니다. 일반적으로 12~18개월 사이에는 '엄마', '아빠', '주세요' 같은 간단한 단어를 10개 이상 말할 수 있어야 하며, 18개월이 지나면 단어 수가 50개 이상으로 증가하고, 두 단어를 연결해 '물 주세요', '엄마 줘' 같은 문장을 시도하기 시작합니다.
17개월 아기가 아직 단어 수가 10개 미만이거나, 반복적이고 같은 단어만 말하며, 간단한 지시에 반응하지 않는다면 언어지연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특히 소리를 전혀 따라 하지 않거나, 사람보다 사물에 더 관심을 가지며 눈맞춤이 부족한 경우는 자폐 스펙트럼 등의 징후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말이 느린 것과 발달 지연은 다릅니다. 이해력은 좋고 행동으로 의사소통을 잘 하지만 말만 늦는 경우는 '표현 언어 지연'으로, 환경 자극이나 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해력과 표현력 모두 낮은 경우는 조기 개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을 알고 있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부모가 활용할 수 있는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언어지연이 걱정된다면, 병원 방문 전 먼저 집에서 체크리스트를 활용해볼 수 있습니다. 아래 항목 중 5가지 이상이 해당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 단어 수가 10개 미만이다
- 또래보다 말이 현저히 느리다
- 두 단어 이상을 연결하지 못한다
- 엄마, 아빠 말에 반응하지 않는다
- 지시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예: "공 줘")
- 말 대신 울음, 손짓으로만 표현한다
- 소리 따라 하기를 거의 하지 않는다
- 자주 쓰는 단어가 반복된다 ("빠빠", "멍멍" 등)
- 눈맞춤, 사회적 미소가 부족하다
- 사물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반복 행동을 한다
이 체크리스트는 단순한 참고 자료로, 아기의 전체적인 발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언어 이외의 영역(사회성, 운동, 인지 등)이 정상적이라면 잠시 늦는 언어는 자연 회복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체크리스트에 여러 항목이 해당된다면, 빠르게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언어지연 의심 시 실천할 수 있는 대응법
언어지연이 의심된다면 조기에 개입하고 실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일상 속 언어 자극 환경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아기와 눈을 맞추고 천천히, 반복적으로 말을 걸어주며, 아기가 말하지 않아도 단어를 설명해주는 ‘언어 모델링’이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책 읽기는 가장 효과적인 언어자극 방법 중 하나입니다. 짧고 반복적인 그림책을 매일 반복해서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아기의 단어 인지가 빨라지고, 문장 구조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이때 아기가 책을 찢거나 던지더라도 반복해서 흥미를 유도해야 하며, 스토리에 감정을 담아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더불어 TV나 스마트폰 영상을 통한 언어 자극은 실효성이 낮고, 오히려 수동적인 자극으로 인해 언어발달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하루 1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부모와 함께 보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언어지연이 의심되는 경우, 소아청소년과 또는 언어치료 클리닉에서 정확한 평가를 받아야 하며, 필요 시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 부모 코칭 프로그램 등을 연계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기에 개입할수록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무작정 기다리기보다는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7개월 아기의 언어지연은 민감한 문제이지만, 정확한 기준과 체크리스트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하면 큰 문제 없이 해결될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언어발달이 느린 것 같다면 위의 체크리스트를 바탕으로 점검하고, 필요 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 바로 아이와의 대화를 조금 더 늘려보세요.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들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