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아기에게 흔히 나타나는 '재접근기'는 부모와 아이 사이의 애착 관계를 점검하고 다시 조율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아이의 정서 발달이나 부모의 육아 스트레스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육아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재접근기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현실적인 대처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재접근기란 무엇인가? (재접근기 정의, 특징, 발달 심리)
15개월 전후 아기에게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는 행동이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혼자서도 잘 놀던 아이가 엄마만 찾거나, 매사에 짜증을 내고,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시기입니다. 이를 '재접근기(Re-approachment phase)'라고 합니다. 이 용어는 정신분석학자인 마가렛 말러(Margaret Mahler)의 분리-개별화 이론에서 유래된 개념으로, 아이가 독립성과 의존성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엄마와 다시 가까워지고자 하는 심리 상태를 말합니다.
재접근기는 일반적으로 생후 14~18개월 사이에 나타나며, 개인차는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아기들이 이 시기를 겪습니다. 이 시기 아기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욕구와 동시에 여전히 엄마의 안정적인 존재를 필요로 합니다. 이에 따라 "혼자 놀고 싶다"와 "엄마 안아줘"라는 상반된 감정을 번갈아 드러냅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이유 없이 떼를 쓰거나 퇴행적인 행동(기어다니기, 젖 달라기 등)을 보이기 때문에 당황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감정 조절 연습이므로 걱정보다는 이해가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재접근기 대처법 (일관된 태도, 공감, 시간 주기)
재접근기를 겪고 있는 아기를 둔 부모들은 종종 혼란과 스트레스를 호소합니다. 아이가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변하고, 이전에는 없던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 자기 조절 능력, 애착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대응 방식을 추천합니다.
첫째, 일관된 태도 유지.
아기가 혼란을 겪고 있을 때 부모의 감정이 출렁이면 아이는 더 불안해집니다. 가능한 한 평정심을 유지하고, 아이가 요구할 때 과도하게 반응하기보다 일관된 규칙과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지금은 안아줄 수 없어, 하지만 곧 안아줄게"라는 말처럼 거절하더라도 예측 가능한 언어로 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공감과 감정 언어 사용.
아기가 울거나 떼를 쓸 때 "왜 그래, 그만해"보다는 "네가 지금 속상하구나, 그래서 울고 있구나"와 같이 감정을 말로 표현해 주세요. 이는 아기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법을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감정을 표현할 수 있으면 행동으로 표현하는 빈도도 줄어듭니다.
셋째, 시간과 공간을 주기.
아이에게 혼자 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주되, 완전히 방치하지는 않아야 합니다. 거리를 두더라도 항상 엄마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정한 거리 유지 속에서도 아이는 심리적 안정감을 얻습니다.
이러한 대응은 부모에게도 감정적 소모가 많기 때문에, 돌봄자 역시 자가 관리를 하며 여유를 가지는 것이 필수입니다.
상황별 적용 팁과 현실적인 육아 전략 (떼쓰기, 분리불안, 수면문제 등)
재접근기는 단순히 감정 문제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수면 패턴 변화, 식사 거부, 갑작스러운 분리불안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상황별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떼쓰기와 감정 폭발
아이가 원하는 것을 즉시 얻지 못하면 바닥에 드러눕거나 큰 소리로 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땐 단호하면서도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지 않는 대응이 필요합니다. "지금 화가 났구나. 그래도 이건 안 돼"라고 말하면서도 아이를 안아주는 방식이 효과적입니다. 감정을 받아들이되, 행동은 제한하는 접근입니다.
분리불안 심화
기존보다 더 엄마를 찾고,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를 거부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럴 땐 '짧은 분리 연습'이 도움이 됩니다. 잠깐 방을 나갔다 오는 등의 반복을 통해 아이가 ‘엄마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수면 거부 및 수면 퇴행
이 시기 아이는 수면 전 엄마 품을 더 원하거나 자꾸 깨는 일이 잦아질 수 있습니다. 수면 루틴을 정해 같은 시간에 같은 방식으로 재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면 전에 짧은 책 읽기, 조용한 노래 등을 반복하면 아이는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안정감을 얻습니다.
이처럼 재접근기는 다양한 문제를 동반하지만, 올바른 전략과 인내심으로 충분히 극복 가능한 시기입니다. 중요한 건 아이의 시그널을 민감하게 읽고 반응하면서도 부모가 중심을 잘 잡는 것입니다.
15개월 아기의 재접근기는 아이의 자율성과 애착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일관된 태도, 감정 공감, 예측 가능한 루틴을 통해 아이가 혼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강조합니다. 이 시기를 건강하게 지나면, 아이는 더 안정된 정서와 독립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부모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이 과정을 충분히 존중하며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