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자라면서 처음으로 내뱉는 “엄마”, “아빠”라는 단어는 모든 부모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그런데 내 아이는 15개월인데 아직 말이 없거나, 또래보다 느리게 느껴진다면 걱정이 앞서기 마련입니다. 특히 15개월과 18개월은 언어 발달 면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로, 부모가 그 차이를 이해하고 아기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15개월과 18개월 아기의 언어발달 차이를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부모가 어떻게 관찰하고 반응해야 하는지 안내해드립니다.
말문 터지는 시기: 첫 단어 vs 두 단어 조합
15개월 아기 대부분은 아직 문장을 구사하지 못하고, 단어 수준의 발화를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 아기들은 보통 ‘엄마’, ‘빠빠’, ‘멍멍’ 등 자주 듣는 소리나 사물을 단어 형태로 말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3~6개의 단어를 말할 수 있다면 정상 발달로 간주되며, 때로는 단어를 정확하게 발음하지 못하더라도 특정 상황에서 같은 소리를 반복하면 의미를 이해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면, 18개월 아기부터는 언어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됩니다. 단어 수가 급격히 늘어나며 10~50개 이상의 단어를 말하거나, 두 단어를 조합한 짧은 문장을 만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 줘”, “빠이빠이 해”처럼 명사 + 동사, 또는 명사 + 명사 조합이 가능해지는 시점입니다. 일부 아기들은 이 시기에 말문이 터지며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단어를 습득하는 폭발적인 언어 확장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시기 발달은 매우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15개월에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언어지연으로 판단하긴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기가 말 대신 제스처(가리키기, 손짓 등), 소리 반응, 눈맞춤 등의 의사소통 시도를 꾸준히 하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이러한 시도 자체가 언어발달로 이어지는 기초가 됩니다.
단어 수 차이: 양적 증가와 질적 변화
15개월 아기의 경우, 부모가 말하는 것을 많이 이해하지만, 아직 표현할 수 있는 단어 수는 제한적입니다. 평균적으로 3~10개 정도의 단어를 말하거나, 자신만의 소리로 특정 단어를 대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을 “므”라고 표현하거나, 강아지를 보면 항상 “멍”이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이처럼 발화는 미숙하지만 반응성과 이해력은 점차 높아지는 시기로, 부모의 말에 고개를 돌리거나 단어에 맞는 행동을 하는 모습이 관찰됩니다.
18개월이 되면 아기의 단어 수는 급속도로 증가합니다. 건강한 발달을 보이는 아기는 최소 20개, 많게는 100개까지의 단어를 알고 표현할 수 있으며, 이 시점부터는 명확한 의미 차이를 인식하고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한 단어를 구사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집니다. 또한 언어의 질적 변화가 시작되면서, 자신의 의사를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며, “싫어”, “주세요”, “이거 뭐야?”와 같은 요구형 문장을 말하는 경우도 나타납니다.
부모의 언어 자극이 이 시기에 매우 중요한 이유는, 아기들이 들은 단어를 기억하고 모방하는 능력이 빠르게 확장되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어주거나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단어를 말해주는 습관이 아기의 언어자극 환경을 풍부하게 만들어 줍니다. 특히 하루 최소 1시간 이상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언어발달을 자극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관찰 포인트: 언어지연? 정상 편차?
부모들은 종종 “우리 아이가 말을 너무 늦게 해요”라는 고민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언어발달에는 일정한 ‘범위 안의 다양성’이 존재합니다. 즉, 같은 나이 아이라도 발달 속도가 다를 수 있고, 특히 남아가 여아보다 언어 시작이 다소 늦은 경향이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15개월 아기가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문제로 판단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관찰 기준을 적용해보세요.
- 부모가 부를 때 고개를 돌리거나 반응하는가
- 익숙한 단어(예: 엄마, 빠이, 까까)에 눈빛 또는 손짓 반응을 보이는가
- 주변의 소리에 정상적인 청각 반응을 보이는가
- 의미 있는 소리나 제스처로 의사 표현을 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는가
만약 18개월 이후에도 단어 수가 10개 미만이거나, 의사소통 시도(제스처, 반응 등)가 거의 없다면, 언어지연 또는 청력 문제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 언어치료 전문기관을 통한 평가를 권장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기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반응을 유도하고 기다려주는 부모의 태도입니다. 지나친 조바심은 오히려 아기에게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므로, 충분한 시간을 주고 반복적 자극을 꾸준히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15개월 아기는 단어 수준의 언어 표현이 시작되는 시기이며, 18개월에는 단어 수가 급격히 늘고 짧은 문장 표현이 가능해지는 등 질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아이마다 언어발달 속도는 다르지만, 의사소통 시도와 반응성이 있다면 대부분 정상 범주 내에 있습니다. 단어 수 자체에만 집착하지 말고, 아이의 전반적인 언어 이해력과 표현 의지를 함께 관찰하세요. 언어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오늘 하루 10분, 아이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건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