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7개월은 아기의 성장에서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이 시기는 언어, 신체, 정서 발달이 빠르게 진행되며, 개별 차이는 존재하지만 주요 발달 기준을 이해하면 아기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17개월 아기의 언어, 신체, 정서 발달 상태를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부모가 유의해야 할 점들을 함께 알아봅니다.
언어 발달 – 말문이 트이는 시기
17개월 된 아기들은 본격적으로 말을 시작하는 시기에 접어듭니다. 대부분의 아기들은 3~10개 정도의 단어를 이해하고 말할 수 있으며, 그 단어는 주로 "엄마", "아빠", "물", "멍멍이" 등 일상에서 자주 들은 명사 중심입니다. 언어 발달은 환경과 부모의 상호작용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주 말을 걸어주고, 아이가 내는 소리에 적극적으로 반응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직 말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부모의 말에 반응하고 손가락으로 사물을 가리키는 등의 행동은 언어 발달의 중요한 신호입니다. 예를 들어 "공 어디 있어?"라고 물었을 때 공 쪽을 가리키거나 가져오는 행동을 보인다면,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정상 범위임을 뜻합니다.
또한 이 시기 아기들은 자기 이름을 부르면 반응하거나, 간단한 명령어인 "안아줘", "주세요", "가자" 등의 말을 인식하고 행동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말귀를 전혀 못 알아듣는다면 언어 발달 지연의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신체 발달 – 활동 범위 확장
17개월 아기는 신체적으로도 눈에 띄는 발전을 보입니다. 대부분의 아기들이 혼자서 걷기 시작하며, 걷는 속도도 점점 안정되어 갑니다. 일부 아이는 뛰기, 계단 오르기, 의자 위에 오르내리기 등 간단한 동작을 시도하면서 균형 감각과 근육 조절 능력이 발달합니다.
손과 손가락의 사용도 세밀해져 블록을 쌓거나 크레용으로 낙서를 하는 등의 소근육 발달이 활발해집니다. 또한 숟가락을 사용해 스스로 밥을 먹으려는 시도도 잦아지며, 기저귀 갈이나 옷 입기 등의 일상 행동에도 관심을 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아기가 같은 속도로 발달하지는 않습니다. 일부는 아직 걷지 못할 수도 있지만, 주변에 관심을 보이고, 손을 잡으면 걸으려고 하는 등 시도하는 모습이 있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혼자서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앉기도 불안정하다면 전문의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이 시기의 부모는 아이가 자유롭게 움직이고 도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다양한 감각 자극이 있는 장난감이나 놀잇감을 통해 신체 발달을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서 발달 – 자아의 시작
정서적으로는 ‘자기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기 시작하는 시기로, 이른바 ‘미운 네 살’의 전 단계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 아기들은 “내 거야”, “싫어” 같은 표현을 통해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울거나 바닥에 드러눕는 등의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자율성과 자아 인식이 자라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부모가 이 시기를 잘 이해하고, 무조건적인 억제보다는 감정에 공감해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떼를 쓸 때 “왜 화났는지 말해줄래?”라고 조용히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감정 조절의 기초를 배우게 됩니다.
또한 사회성의 발달도 시작되며, 또래 아기에게 관심을 보이거나 장난감을 같이 놀려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소유 개념이 확립되지 않아 서로 뺏고 울기도 하는데, 이는 매우 정상적인 발달 과정입니다.
감정 표현이 늘어나면서 엄마, 아빠와의 애착도 더욱 강화되며, 잠들기 전 꼭 안기려 하거나 외출 시 불안감을 보이는 모습이 자주 나타납니다. 이는 정서적 안정감을 기반으로 한 애착 관계 형성의 일환으로, 부모가 애정을 충분히 표현하고 일관된 양육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17개월은 언어, 신체, 정서 발달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기입니다. 발달 속도는 개인차가 크지만, 주요 기준을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하는 부모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의 작은 변화 하나에도 귀 기울이며,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해 주세요. 육아는 길고도 섬세한 여정이지만, 오늘의 이해와 준비가 아기의 건강한 미래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