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월부터 19개월 사이 아기의 인형 놀이 방식은 짧은 시간에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입니다. 같은 인형이라도 17개월에는 단순히 쥐고 다니는 수준이었다면, 19개월에는 역할극에 가까운 행동까지 나타나며 정서와 언어, 사고 발달의 지표로 작용합니다. 본 글에서는 17개월, 18개월, 19개월 아기의 인형 놀이를 비교 분석하여, 각 시기의 특징과 부모가 해줘야 할 반응을 정리했습니다.
17개월 아기: 애착 형성의 시작, 인형은 ‘함께 있는 대상’
17개월 아기의 인형 놀이는 주로 감각적 탐색과 애착 초기 형성에 초점을 둡니다. 이 시기의 아기는 인형을 들고 다니거나 입에 넣는 등 신체 감각을 중심으로 상호작용하며, 종종 인형을 끌어안고 잠을 자거나 외출 시 꼭 가지고 나가려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이행 대상(transitional object)' 형성의 신호로, 엄마나 아빠와 떨어진 상황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이 시기의 아기는 부모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며 모방을 통해 배웁니다. 따라서 인형에게 밥을 먹이는 흉내를 내거나, 토닥여주는 등의 단순한 행위가 나타납니다. 아직은 역할극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감정의 모방과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발달 단계입니다.
언어적으로는 아직 단어 표현이 적기 때문에 인형에게 말을 거는 행동은 드물지만, 인형을 가리키며 ‘아기’, ‘엄마’ 등의 단어를 반복하는 모습은 종종 관찰됩니다. 이 시기에는 인형을 ‘사람처럼 대하는’ 첫 걸음을 떼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8개월 아기: 역할 인식 시작, 인형에 말 걸기
18개월이 되면 아이의 인형 놀이는 더욱 의도적이고 사회적인 특징을 띄게 됩니다. 인형을 사람처럼 인식하고, 말을 걸거나 감정을 전달하려는 시도가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아기 자자”, “아기 안아줘” 등의 문장을 사용하며 인형을 실제 인물로 대합니다.
이 시기의 가장 큰 특징은 상징놀이(symbolic play)의 시작입니다. 실제 밥이 없어도 밥 먹는 흉내를 내고, 물건이 없는데도 ‘빗질’하는 흉내를 내는 등,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놀이가 등장합니다. 인형을 통해 자신이 받은 보살핌을 다시 표현하려는 행동은 감정 발달의 신호이며, 양육자의 역할을 탐색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이때 부모가 함께 인형 놀이에 참여하면 아이는 더욱 풍부한 언어 자극과 감정적 안정감을 얻게 됩니다. “아기도 배고프겠다”, “아기 지금 기분이 어때?” 등 감정에 대한 언어 자극은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19개월 아기: 역할극의 시작, 복잡한 상호작용
19개월 아기에 이르면 인형 놀이는 단순한 모방 단계를 넘어 초보적인 역할극(Role Play)의 형태를 보입니다. 이제 아이는 인형을 통해 상황을 구성하고, 인형 간의 대화나 행동을 만들어내는 수준까지 도달합니다. 예를 들어 인형 두 개를 가지고 “이 아기 울어. 저 아기 도와줘” 같은 문장을 말하며 스토리를 구성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납니다.
또한 감정이입 능력이 급격히 향상되어, 인형이 아프다고 표현하거나, 인형이 슬퍼한다고 이야기하는 등 감정 투사와 공감 표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이는 정서 지능의 확장과 더불어 사회성 발달의 중요한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 아이는 인형을 친구처럼 대하며, 종종 인형을 혼내거나 위로하기도 합니다. 이는 자신이 겪은 감정을 재현하고,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부모는 이 과정을 방해하지 말고, 옆에서 감정을 읽어주고 언어화 해주는 조력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17~19개월 사이 인형 놀이의 변화는 아기의 정서, 언어, 사고 발달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단순히 물건을 만지던 수준에서 역할극까지 나아가는 과정 속에는 아이의 내면 성장과 애착 형성이 담겨 있습니다. 부모는 이러한 변화를 민감하게 관찰하고, 존중해주며, 함께 상호작용할 때 아이의 발달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습니다. 인형 놀이를 통해 자라는 아기의 마음을 놓치지 말고, 그 과정을 함께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