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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 아기, 왜 자꾸 스스로 하려 할까?

by dasumo 2025.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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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이 되면 아기들은 이전보다 확연히 달라진 행동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변화 중 하나가 바로 모든 것을 '스스로' 하려고 하는 태도입니다. 양말을 신으려고 하고, 숟가락을 잡으려 하고, 심지어 기저귀를 갈 때도 도와주지 말라고 손을 뿌리칩니다. 많은 부모들은 당황하거나 귀엽다고 느끼지만, 동시에 '왜 이러는 걸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본 글에서는 18개월 아기들이 자꾸 스스로 하려고 하는 이유를 발달심리와 육아 현실을 바탕으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8개월 아기

자율성 발달의 시작: "내가 할래!"

18개월은 아기 발달에서 자율성(autonomy)이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발현되는 시기입니다. 에릭 에릭슨의 심리사회 발달이론에 따르면, 이 시기의 주요 과업은 자율성 대 수치심(autonomy vs shame/doubt)입니다. 이 시기 아기들은 자신이 독립적인 존재임을 인식하고, 세상에 대해 스스로 탐색하고자 합니다. 자기 손으로 밥을 먹어보려 하고, 옷을 입으려 하며, 장난감을 정리하거나 계단을 혼자 오르려고 하는 등의 행동은 "나는 할 수 있어!"라는 내면의 메시지를 반영합니다. 이는 단순한 고집이 아닌 건강한 성장 과정의 일환입니다. 부모가 이 시기에 지나치게 제지하거나 대신해주면 아기는 '나는 못해'라는 인식을 갖게 되고, 이는 자존감 저하나 수동적인 성격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적절한 격려와 자유를 제공하면 아기는 자신감을 갖고 다음 발달단계로 나아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모방과 관찰을 통한 행동 확장

18개월 아기는 주변 환경을 적극적으로 관찰하며 행동을 배우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부모가 하는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고, 그것을 따라 하며 익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때 아기가 스스로 하려고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모방을 통한 학습 욕구입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수저로 밥을 떠먹는 모습을 자주 본 아기는 "나도 할 수 있어"라는 생각으로 수저를 들고 밥을 먹으려 시도합니다. 또한, 부모가 양말을 신기는 모습을 자주 보면 본인도 양말을 신어보려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이처럼 아기들은 단순한 반복이 아닌 의미 있는 모방과 자율적 도전을 통해 인지 능력과 운동 능력을 동시에 발전시켜 나갑니다. 따라서 이 시기 아기의 행동은 엉뚱해 보여도 의도와 학습의 결과물이며, 부모가 그 과정을 존중하고 기다려 주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아기의 감정 표현 방식과 독립성 욕구

18개월은 감정이 점점 다양해지고, 표현력도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언어가 아직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이나 욕구를 행동으로 표현합니다. "내가 할래", "하지 마", "싫어" 같은 표현은 자주 듣게 되며, 때로는 울거나 화를 내는 방식으로 독립적인 의사를 표현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일부 부모들에게는 떼쓰기나 반항으로 비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아기가 자기감(selfhood)을 형성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특히 18개월 경에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두드러지며, 타인의 입장을 고려하기보다는 자신의 욕구를 우선시합니다. 이 시기 아기의 독립성 욕구는 자신만의 세계를 이해하고, 경계를 탐색하려는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입니다. 부모는 '스스로 하려는 시도'를 가능한 한 받아들이고, 위험 상황만 적절히 제지하며, 아기의 감정을 언어로 풀어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 "혼자 하고 싶었구나. 대단한걸?" 또는 "이건 위험해서 엄마가 도와줄게"와 같은 말입니다.

18개월 아기가 자꾸 스스로 하려는 행동은 단순한 고집이 아닌 자율성과 자기 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중요한 발달 신호입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기의 자존감, 독립성, 사회성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부모는 기다려주고 격려하는 태도로 아기의 도전을 응원해야 하며, 때로는 도와주되, 가능한 한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 아기의 작은 도전이, 내일의 큰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기억해 주세요.